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스무 살이고,
24살 오빠랑 10개월째 연애 중인
대학생 나리(가명)입니다.
며칠 전 연애의 과학에서
'서운한 점 말했더니
오히려 화내는 애인' 글을 봤는데
고민 상담을 잘해주시더라고요!!
혹시나 저희 커플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이렇게 사연을 보내게 됐습니다.
[아는 여자라곤 교수님 정도…?]
저희는 CC예요.
정말 우연의 연속으로
계속 같은 팀플을 하게 되면서
자주 연락하게 됐죠.
성격도 착하고 배려심도 넘치고!
너무 멋있어 보여서 사귀게 되었어요ㅎㅎ
우선 저를 소개하자면,
저는 남녀공학 고등학교를 나왔어요.
사교성도 좋고 활발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탓에
중학교며 고등학교며
남녀구분 없이 친하게 지내는 편입니다.
반대로 오빠는 남고를 나온 탓에
아는 여자라고는 교수님이나…
대학 와서 만난 22살 언니가 다입니다.
(정말 전부입니다..)
저희도 정말 매일,
진짜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매일 싸우고
3번 정도 헤어졌다가 또 만나는
그런 연애를 하는 중이에요.
그 이유는 다 “이성 문제” 입니다.
[나 빼고 남자는 다 안 돼!! 금지!!]
오빠는 제 주변의
남사친들을 정말 싫어해요.
어느 커플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남사친, 여사친과
가까이 지내지 않길 바라는 거,
다 똑같은 거 아니겠어요?
그런데 오빠는 조금 심해요.
제가 고등학교 후배에게 조언이라던지,
도움을 주는 것도 끔찍해 할 정도로 싫어합니다.
페이스북에 제 남사친이
댓글 하나만 남겨도 싫어해요.
언젠가는 급기야
“연락을 다 끊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고등학생 때 친해진 친구들이며,
대학교에서 알게 된 동기들까지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합니다.
물론, 남자만요.
[남자가 그렇게 좋냐?]
남자친구가 화 날 때마다 저에게
"남자가 그렇게 좋냐?"면서
왜 연락을 계속하려고 하냐고 하더라구요.
따로 연락하는 게 아니라
단지 조언이나 궁금한 점 얘기해주고,
페이스북 재밌는 글에
친구가 댓글 달고 그런 것뿐이에요.
근데도 버럭버럭 화를 내니까
가끔은 서운하고 무섭기도 해요.
대학 생활을 하다 보면
팀플도 해야 하고 과제도 해야 되니까
남자인 친구들이랑 얘기도 하고
카톡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도 연락하지 말라고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일 땐
허락 맡고 연락을 하는데,
웬만해서는 자기가 해결해주겠대요.
어제도 싸웠는데
이제는 페이스북도 지우라고 하더라구요..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바꾸면
남사친들이 댓글 남겨서 오빠가 화낼까 봐
댓글이랑 좋아요도 못 누르게
사진을 올리지도, 바꾸지도 않는데도요...
[남자들은 다 늑대야.]
오빠가 그러는데
남자애들은 다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같이 술 마시면 어떻게 해보려 하지
친구로 안 본다고 그래요.
이제 막 스무 살이라서
제가 남자를 너무 모른다고 그러는데...
친구들이랑 SNS에 댓글 다는거나
조언이나 궁금한 거 대답해주는 정도는
괜찮지 않나요..?
보통 남사친과 여사친과의 거리를
보통 애인들은 어떻게 잡나요?
오빠가 말한 것처럼
저는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 중
남자라면 아예 연락을 다
끊어야 되는 건가요?
어떤 게 좋은 해결 방법인지
정말 모르겠어요..
에디터 김관유의 한 마디
“두 분 관계, 잘 생각해보세요”
주위에 이성 친구가 있으면,
아니 댓글 하나만 남겨도
난리를 치는 남자친구.
나리님의 남자친구는
아마 ‘남사친’ ‘여사친‘이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인 것 같아요.
남자 속마음은 다 한결같다면서,
나리님이 어려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는 걸 보니까요.
하지만 텍사스대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여사친‘을 이성으로 보지 않는
남자들도 무려 67%라고 해요.
(관련 글 : 남자와 여자는
진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그 얘기는 즉
남자친구의 말처럼
‘남자들은 다 술 마시면
어떻게라도 해보려고 한다’는 말이
틀렸다는 뜻이죠.
물론 이 이야기를 전해줘도
남자친구의 생각이 달라질 것 같진 않아요.
일단 나를 믿어달라고
남자친구를 잘 설득해보세요.
만약 그런데도 SNS며 주위의 모든
인간관계를 재단하려고 한다면
지금의 연애, 꼭 다시 생각해보세요.
에디터 구슬의 한 마디
“언어폭력은 데이트 폭력입니다”
나리님 남자친구의 행동,
명백한 “데이트 폭력”입니다.
데이트 폭력이라니 조금 무섭죠?
데이트 폭력은 때리거나
욕하는 게 전부는 아니에요.
-친구들과 연락하면 화낸다
-“연락을 다 끊으라”고 강요한다
-“남자가 그렇게 좋냐?”며 비꼰다
나리님을 통제하려는 행동과 말.
‘언어폭력’의 대표적 유형입니다.
언어폭력은
직접 때리는 신체적 폭력보다
더 큰 스트레스와 고통을 줍니다.
(Taft et al.,2005)
하지만 언어폭력은 일상적이고,
또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체감하기 쉽지 않아요.
실제로 관련 연구에 따르면
연인 때문에 자신이 스트레스받는다는
사실조차 모른다고 하니까요.
(관련 글: 이런 연인을 만난다면?
당장 헤어지세요!)
만약 지금 상황이
그렇게 심각한 건 아닌 것 같다고 해도,
이대로 둬선 안 돼요!
진지하게 말했는데도
“니가 아직 어려서 뭘 모른다”고 한다면
이별도 진지하게 고려해보세요.
에디터 최지윤의 한 마디
“남자친구에게 ‘구속‘되지 마세요!”
나리님의 남자친구는
소유욕이 정말
강하신 분 같아요.
하지만 사랑하는 애인은
소유할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닙니다.
원하는 걸 무작정 강요할 수도 없죠.
나리님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면 더더욱요.
이대로 가다간
친한 친구를 잃을 수도 있고
아주 기본적인 대학 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보입니다.
(대학 생활을 한창 즐길 스무 살에..흑)
이렇게 심한 간섭과 통제는
연인들이 이별하는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에요.
(참고: 커플이라면 필독!
이별을 부르는 4가지 행동)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상대의 간섭이 너무 심하면
'자기만의 영역'이
무너졌다고 느끼기 때문이죠.
그러니 남자친구에게
너무 맞춰주려고 하지 마세요.
나리님은 남자친구가
‘구속’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닌걸요!
오히려 당당히 이 글을 보여주고
남자친구의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알려주세요.
에디터 박구원의 한 마디
“남자친구분, 행동이 과한데요?”
연구에 따르면,
남자는 이성 친구에게 “끌린 적 있다”
대답할 확률이 여자보다 높았어요.
(참고 글 : 여사친에게 설레는 남자들)
아마 남자친구분도
이런 경우가 생길까 봐
걱정이 컸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의 모든 행동을 통제하려 드는 건
명백히 비정상적입니다.
스무 살이면 한참 다양한 사람들과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들어가야 할,
중요한 시기입니다.
남자친구분의 압박이 계속되면
나리님은 행복한 연애도 하지 못하고,
건강한 인간관계도 쌓지 못할 것 같네요.
상담 내용을 남자친구분에게 보여주면서
지금은 다양한 관계를 경험해야 할 때라고
확실하게 말하는 건 어떨까요?
남자친구분이 상담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술 마실 때 전화하기”
“작은 스킨십하지 않기” 등
이 정도 선은 너를 위해
꼭 지킬게! 라며 안심시켜주세요.
P.S.
집착하는 애인,
자꾸 나를 통제하는 애인,
왠지 당신 이야기라구요?
그렇다면 당신과 연인의
애착유형이 다를 확률이 높습니다.
커플의 애착유형만
알아도 평소 두 사람이 싸우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훨씬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답니다.
두말할 필요 있나요?
안 해보셨다면 무조건 해보세요.
이해할 수 없었던 연인의 행동,
우리가 다툴 수밖에 없던 상황들이
이해되기 시작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