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과 전지현
"내 남자친구는 장동건보다 멋있어!"
"내 여자친구는 전지현보다 예뻐!"
사랑에 빠진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가끔 이런 황당한 말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아니, 아무리 잘 생기고 예뻐도
그 정도는 아닌데
그 사람은 진심 어린 표정으로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니까요.
(진짜 그렇게 생겼으면 왜 널..)
황당합니다.
심리학자들도 이 현상을
황당하다고 느끼는 건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일명 '콩깍지 현상' 과 관련된
(영어로는 positive illusion)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죠.
과연 콩깍지가 씐 사람들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콩깍지 실험
워싱턴 대학 심리학과의
브리타니 솔로몬 교수는
연애 중인 1,022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연인들의 외모 콩깍지 현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로 솔로몬 교수가 궁금했던 건
3가지의 외모 평가 점수였어요.
#1. 당사자가 스스로 판단하는 외모 점수
#2. 당사자의 친한 친구들이 판단하는 외모 점수
#3. 당사자의 연인이 판단하는 외모 점수
그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음.. 차이가 크게 나죠?
사랑에 빠진 사람은 평균적으로
당사자보다는 45%
친한 친구들보다는 20% 정도
콩깍지 외모 버프가 있네요.
(콩깍지 중증..)
솔로몬 교수는 황당했어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외모 평균 점수가 93점이
나오냐고요..
이 지점에서 솔로몬 교수는
궁금증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이 사람들은 자기들이
콩깍지가 씌었다는 걸
알기는 알까?'
합리적인 콩깍지
솔로몬 교수는 새로운 질문을 준비했어요.
#4. 당사자의 연인이 생각했을 때
다른 사람이 줄 것 같은 외모 점수
즉, 콩깍지에 씐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들은 연인의 외모에
몇 점을 줄 것 같니?'
라고 물어본 거죠.
그랬더니 재밌는 결과가 나왔어요.
실제로 다른 사람들이
평가한 점수(77점)와
매우 근접한 점수(81점)를 준 거예요!
결국 콩깍지가 씐 사람들도
자기가 콩깍지가 씌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실제 다른 사람들이 보는
상대방의 외모가 어느 수준인지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거죠.
헐.
나도 알아, 근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콩깍지가 씐 사람들이
사랑에 완전히 미친 나머지
자신의 여자친구, 남자친구를
전지현, 장동건처럼 본다고 생각해요.
(일명, 불쌍한 중생들 이론)
하지만 그렇지 않았어요.
이들은 분명히 정상이었습니다.
남들 눈에는 전지현, 장동건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으니까요.
신기한 건,
그.럼.에.도.불.구.하.고.
그들의 눈에는 여전히
연인이 전지현, 장동건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일명, 합리적으로 미친 사람들 이론)
솔로몬 교수는 콩깍지 현상과 관련해
1) 콩깍지에 씐 사람들이
자기가 착각하고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인지,
2)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못 보는
연인의 매력을 자기만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해요.
어찌 됐든 콩깍지가 씐 사람들에게 아무리
"너의 여자친구, 남자친구는
전지현, 장동건이 아니야"
라고 말해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자기들도 알아요.
그런데도 자기들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는 걸 어떡합니까.
약도 없죠.
..라고 말은 했지만,
여러분, 그 모습을 답답해할 게 아니라
여러분도 여러분 눈에
전지현, 장동건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찾아서 연애를 시작하세요.
여기서 속 터지지 않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습니다.
뭐라고요?
이미 전지현, 장동건과
연애 중이라고요?
쳇, 부럽네요.
그러면 저는 "애착유형 검사"를
권하고 싶어요.
애착유형이란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방식을 결정하는
심리 유형을 말해요.
일종의 연애심리 유형이라 할 수 있죠.
“애착유형 이론”에서는
사람들의 연애 스타일을
3가지로 나누고 있어요.
*불안형
- 연인의 관심과 애정을 잃을까 불안해한다.
*회피형
- 연인과 지나치게 가까워지는 걸 불편해한다.
*안정형
- 연인과 가까워지는 걸 자연스럽게 여기고,
가장 안정적인 연애를 한다.
예를 들어 '불안형'인 사람은
'회피형'과 연애를 하면
연락 문제로 싸울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상대방과 본인의 애착유형을 안다면
연애를 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파악하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연애의 과학에서는
"본격 연애 유형 테스트"에서
서로의 애착 유형을
직접 알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