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여는 글
알랭 드 보통의 연애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엔
특별한 로맨스가 없습니다.
그저 평범한 남자인 ‘내’가
평범한 여자인 클로이를 만나
평범하게 연애하다가
평범하게 이별하는 이야기죠.
바로 여러분처럼요.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헤어지기까지
겪게 되는 15단계의 과정.
그 두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넌 내게 완벽해
런던행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클로이를 만나
곧 그녀를 사랑하게 된 ‘나’.
대화를 나누면서
그녀를 관찰하던 찰나,
그녀의 단점 몇 가지가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 문장을 잘 끝맺지 않음
- 귀걸이가 세련되지 않음
- 농담이 별로 재미없음
- 때때로 툴툴거림
흠… 어쩌죠?
지금 막 사랑하게 됐는데
마음이 멀어지기라도 하면...!
그건 괜한 걱정이었어요.
'나'의 반응은 이랬거든요.
"…그래도 그녀는 사랑스러웠다."
네, 맞습니다. (답정너)
그녀의 말투가 좀 거슬리든
패션 센스가 부족하든
유머 감각이 떨어지든
그런 단점이 몇 개나 되든
전부 상관없는 거였어요.
사랑에 빠진 이 남자에게
그녀는 이미 완벽하고
이상적인 여자였거든요.
내 콩깍지가 뭐 어때서?
사랑하는 사람을 이상화시키기.
즉, 콩깍지가 단단히 씐 상태.
사랑에 푹 빠진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좋아하는 사람의
외모를 45%, 성격은 18%나
더 좋게 평가한다고 해요.
(Solomon, Brittany C., 2014)
클로이에게 푹 빠진 ‘나’는
그녀의 촌스러운 귀걸이를
실물보다 45% 더 예쁘게 본 셈이죠!
그런데 진짜 재미있는 건요.
클로이가 남들 눈에도
완벽한 여자로 보이진 않는다는 걸
‘나' 역시 잘 알고 있다는 거예요.
심리학자들은 이것이야말로
콩깍지의 놀라운 힘이라고 말합니다.
상대의 흠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그 사람을
사랑하게 만들기 때문이죠.
"그래도 사랑스럽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 만큼요.
사랑의 증거 혹은 조건
짐작컨대, ‘나’는 한동안
클로이에게서 헤어나오지 못할 겁니다.
콩깍지에 씐 사람은
상대를 이상화시키는 바람에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사람을
점점 더, 오랫동안 사랑하게 되거든요.
(Sandra L. Murray, 1997)
그야말로 위대한 콩깍지죠? :)
그럼... 사랑에 홀딱 빠진 후엔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알랭 드 보통은
사랑에 눈먼 이 남자가 상대에게
구애하는 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요?
그 이야기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세번째 페이지에서 이어갈게요.
p.s.
콩깍지는
137편의 심리학 논문이 증명한
<오래 가는 연애의 조건 10>
최상위에 오르기도 했답니다.
그렇다고 콩깍지가
모든 걸 담보하진 않아요.
오래오래 연애하기 위해선
나머지 9개의 조건도 꼭 필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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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 번 보고 가세요!
당신의 사랑을 지키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
최지윤 에디터의 후기
여러분의 그 콩깍지,
안 벗겨지게 꾹꾹 눌러두세요. 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