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한 나무꾼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의 날개옷을 훔쳐
부인으로 삼았어요.
시간이 오래 흘러
아이를 셋이나 낳고 나니
마음이 놓인 나무꾼.
선녀가 날개옷을
돌려달라고 애원하자
설마 하며 옷을 돌려줍니다.
하지만 선녀는 옷을 받자마자
아이들을 안고 하늘로 날아가 버렸죠.
뒤도, 아니 아래도 안 돌아보고요!
다들 알고 계실 전래 동화
‘선녀와 나무꾼’의 줄거리인데요.
바로 이 이야기 속에
애인과의 이별을 막을 수 있는
비법이 숨어 있습니다.
엮어라
선녀와 헤어지지 않으려는
나무꾼의 전략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방법이긴 합니다.
나무꾼은
- 선녀의 옷을 가졌고
- 선녀와 한집살이를 했고
- 애도 많이 낳았어요.
여기서 나무꾼이
선녀와 헤어지지 않기 위해
선녀와 '공유하는 것'을
계속 만들어낸 점에 주목해보자고요.
나무꾼의 행동을 조금 순화해서
연애 버전으로 바꾸면 이런 느낌일 거예요.
- 애인의 물건들을 가지고 있다.
- 동거 중이다.
- 같이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다.
이렇게 두 사람이
공유한 것이 많다면
헤어지는 건 힘들어져요.
기분, 감정 같이 주관적인 것보다
돈, 시간, 물건처럼
현실적인(factual) 것을 공유할수록 더욱이요.
(Rhoades, Stanly, & Markman, 2010)
이런 예는 매우 많아요.
몇 개 더 들어볼까요?
- 같이 부은 적금이 있다.
- 함께 아는 친구가 많다.
- 커플 여행 예약을 했다.
- 동업 중이다…. 등등
원리는 간단해요.
연애하다 보면
애정이 잠시 식을 수 있어요.
매일 불같이 뜨거울 순 없죠.
이때 서로 엮인 것이 많으면
곧바로 헤어지지 않고
애정을 회복할 시간을 벌어주는 거죠.
(Johnson, Caughlin, & Huston, 1999)
욱하는 마음에
감정적으로 이별을 고하지 않도록,
좀 더 침착하게 관계를 돌아볼 수 있도록
울타리가 되어줍니다.
이별을 막기 위한
나무꾼의 전략은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요.
그가 간과한 게 하나 있어요.
탈출하고 싶어
애인과 무언가를 공유하는 건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해요.
선녀가 나무꾼과 한집에서 살고
아이까지 낳은 것은 순전히
날개옷을 되찾기 위함이었어요.
더 좋은 관계를 원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한 거죠.
이럴 땐 이별을 막는
효과가 사라져요.
단순히 그 사람과 엮인 게 많아
헤어지지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선
스트레스만 받을 뿐이고,
(참고 / ‘관계 관성’이란?)
그 스트레스는
우리가 이별을 결심하는
큰 동기 중 하나입니다.
(Rhoades, Stanly, & Markman, 2010)
내가 정말 원해서 만든
울타리만이
이별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다른 사람과 무언가를 공유한다는 건
나의 것 중 일정 부분을
포기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게 강요나
의무감으로 이뤄진다면...
울타리는커녕
연애 관계가 어서 탈출하고 싶은
감옥처럼 느껴질 거예요.
나무꾼에게 옷을 받은 선녀는
그 길로 하늘로 돌아갔어요.
이 냉정한 이별은
어쩌면 나무꾼이 선녀의 옷을 훔쳤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몰라요.
나무꾼 신세를 면하려면
'선녀와 나무꾼'에서 얻은
이별하지 않는 비결을 정리해볼까요?
1. 애인과 많은 것을 공유할수록
이별 확률은 확 줄어들어요.
2. 감정적, 정신적인 것보다
현실적인 걸 공유하세요. (돈, 시간, 공간 등)
3. 단, 공유는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해요.
애인에게 너무 강요했다간
머지않아 나무꾼처럼
홀애비 신세(?)가 될 수도 있어요..ㅎ
관계가 무르익을 때마다
공유하는 걸 하나씩 늘려가면서
깊어지는 관계의 징표로 삼아보시길!
아, 하나 더 좋은 팁을 드리자면요.
연애의 과학의 <이별 예측 보고서>를
이용해 보는 거예요.
109문항의 설문에 꼼꼼히 답하면
우리에게 이별을 앞당기는 문제가 있는지,
어떤 이유 때문에 헤어지게 될지
객관적으로 예측해드려요.
원치 않는 이별을 막으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심리학 논문을 기반으로 한
조언도 해드립니다.
꼭 한 번 이용해보세요!
우리 커플이 행복하고
별 문제 없다고 느낄 때가
바로 이 보고서를 이용할 때입니다.
김기웅 에디터의 후기
잡아둘수록 빠져나가요. 연애가 어려운 이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