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조루라니!
2008년 대한남성과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9세 이상 남성들 중 27.5%가
스스로를 조루라고 생각한대요.
하지만 사실 27.5%라는 수치는
실제 조루 환자 비율로 보자면
터무니 없이 많은 수치인데요,
왜 이렇게 많은 남성들이
자신이 조루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정확한 데이터를 보지 못 했기 때문입니다.
(보편성을 인정받기에) 몇 번 안 되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적절한 사정 시간을
알아내기는 힘들고,
그렇다고 참고할 수 있는 자료라고는
술자리에서 오가는 허세 섞인 자랑들이나
인터넷에 도는 포르노물 밖에 없기 때문이죠.
이러한 부실한 자료들을 통해
사람들의 평균 사정 시간을 유추하다보니
실제와는 큰 괴리가 있는
말도 안 되는 기준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성의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왈딩어 박사의 논문을 하나 소개해드릴게요.
여러분이 예상하는 시간과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 확인해보세요!
그걸 어떻게 조사해?
사람들의 실제 사정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연구진은 가장 단순하고 무식하지만,
가장 정확한 방법을 사용하기로 합니다.
바로, 초시계로 시간을 재는 거예요.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섹스 도중 실험참가자가 직접
삽입을 할 때 START 버튼을 누르고
사정이 시작하는 순간 END 버튼을 눌러
측정된 시간을 기록하는 것이죠(...)
약간 민망하기는 하지만,
학계에서는 이 방법이 사람들의 사정 시간을
측정하는 데에 가장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어쨌든 연구진은 이 방법을 통해
네덜란드, 스페인, 미국, 영국, 터키에
거주하는 총 500쌍의 커플들의
평균 사정 시간을 구하는 데 성공합니다!!
두둥, 과연 그 결과는...?
이렇다고 합니다.
500쌍의 커플들은 연구가 진행된
4주 동안 평균 8±4회 섹스를 했어요.
총 4,000여번의 섹스에 대한
데이터가 모인 것이죠.
가장 먼저, 남성들의 평균 사정 시간은
5.44분으로 조사되었어요.
이 시간은 사람마다 큰 편차를 보였는데,
짧게는 33초에서 길게는 44분까지
정말 다양한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평균 사정 시간은 나이가 듦에 따라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18세~30세 그룹에서는 6.5분이었지만
51세 이상 그룹에서는 4.3분이었어요.
놀랍게도 콘돔 사용 여부와
포경 수술 여부는 남성들의 사정 시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해요.
그보다는 오히려 국가별로
남성들의 사정 시간이 차이를 보였어요.
예를들어, 영국 남성들의 경우
사정에 이르기까지 7.6분이 걸린 반면,
터키 남성들은 3.7분이 걸렸습니다.
평균 사정 시간에 콘돔 사용 여부보다
출신 국가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니
흥미롭지 않나요?
아무 거나 믿지 말자
왈딩어 박사는 이번 조사 결과에서
하위 0.5%에서 2.5%에 해당하는,
사정 시간이 0.9분 ~ 1.3분인 경우를
보통 조루로 진단한다고 해요.
결국 데이터를 통해 확인하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27.5%라는 조루의
비율은 터무니 없이 높은 수치였던 거죠.
당연히 15분 정도는 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자랑스레 얘기하는 친구들의 말이나,
2,30분씩 하는 포르노물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아주 높아요.
또한 사실이라고 해도,
1%가 채 안 되는 매우 드문 케이스랍니다.
마지막으로 실제 섹스에서 삽입부터 사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5.4분이라는 것은,
섹스의 만족도에서 삽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해요.
더 만족스러운 섹스를 위해서는
삽입 후 사정 시간에 집착하기 보다,
삽입에 이르기 전까지의 충분한 교감이나
섹스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위해 노력하는 게
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