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여는 글
알랭 드 보통의 연애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엔
특별한 로맨스가 없습니다.
그저 평범한 남자인 주인공이
평범한 여자인 클로이를 만나
평범하게 연애하다가
평범하게 이별하는 이야기죠.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헤어지기까지
겪게 되는 15단계의 과정.
그 세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혼돈의 데이트
우연히 비행기 안에서 클로이를 만나
그녀를 사랑하게 된 한 남자.
며칠 후, 두 사람은
역사적인 첫 데이트를 하게 됩니다.
꿈에 그리던 그녀와의 만남!
남자는 마냥 기쁘고 행복했을까요?
아니에요. 오히려 정반대였어요.
그녀와의 첫 데이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혼돈과 카오스의 연속이었거든요!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그녀와 밥을 먹을 때도
대화를 주고받을 때도
남자의 머릿속은 너무 바빴어요.
# 첫 번째 생각.
"그녀가 내게 호감의 신호를 흘리지 않을까?"
→ 하나도 놓치면 안 돼!
남자는 여자의 모든 말과 행동에서
특별한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래서 그녀가 미소지을 때마다,
두 사람의 손이 스칠 때마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고뇌했죠.
# 두 번째 생각.
"그녀는 어떤 남자를 좋아할까?"
→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해!
남자는 데이트 내내
상대방이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어요.
심지어 초콜릿 싫어하는 사람을
이해 못 하겠다는 그녀의 말에
알레르기를 무릅쓰고 초코 디저트를 주문했죠.
그런데 말입니다.
남자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첫 데이트의 결과는...절망적이었어요.
남자의 말과 행동은
어느 때보다 맹하기 그지없었거든요.
"어떤 작가를 좋아해요?"
"하는 일은 마음에 들어요?" 같은
따분한 질문들만 잔뜩 던지고,
말없이 손가락으로 탁자보 무늬를 그리거나
물이나 홀짝홀짝 하는 게 전부였죠.
여러분도 이런 흑역사(..)를
남긴 적 있지 않나요?
짝사랑의 역설
얄궂게도 이런 비극은
내가 잘보이고 싶은 사람과 있을 때
특히 더 격렬하게 일어난답니다.
연구에 따르면,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정신적 에너지가 엄청 소모된다고 해요.
(Eli J. Finkel, 2006)
상대에게 너무 잘보이고 싶은 나머지,
그 사람의 모든 말과 행동을 분석하고
이에 맞춰 자기를 포장하려 하기 때문이죠.
생각만 해도 피곤하지 않나요?
비극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너무 많은 것에 신경쓰는 바람에
정작 상대방과의 대화에 쓸
에너지가 바닥나 버리거든요.
심리학에서는 이 정신적 에너지를
자기통제력(self-regulation)이라고 불러요.
말 그대로 자신의 말과 행동을
의지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죠.
그래서 자기통제력이 바닥난 사람은
상황에 안 맞는 말을 하거나
평소보다 둔하게 굴게 된답니다.
(Karremans, Johan C., 2009)
슬프게도 상대에게 잘 보이고 싶을수록,
상대의 마음을 알아내고 싶을수록
오히려 그게 불가능해지는 셈이에요.
짝사랑의 역설이랄까요?
진심이라서 엉망이 됐어
그래도 너무 슬퍼할 필요는 없어요.
한 연구에 따르면
약간 어설프고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상대에게 꽤 호감을 주거든요.
(쑥쓰러움 타는 남자가 인기 있는 이유)
그러니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조금 모자란 모습을 보였어도
너무 낙심하거나 자괴하지 말기!
오히려 누군가를 정말 좋아한다면
얘기도 술술 잘 하고 실수를 안 하는 게
비정상이랍니다.
어쩌면 그런 부끄러움,
후회의 경험들이야말로
짝사랑만의 성장통 같은 게 아닐까요?
p.s.
그 사람은 날 어떻게 볼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면,
<카톡으로 보는 속마음>으로
답답한 속을 해소해보는 건 어떠세요?
<카톡으로 보는 속마음>은
카톡 대화의 미묘한 변화들을 찾아내
두 사람의 속마음을 정확하게 알려주거든요.
실제 대화형 인공지능 개발에 사용되는
기계학습 및 자연어 처리기술로
소름돋는 정확도를 자랑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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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윤 에디터의 후기
그 사람과 같이 걸을 땐
내 몸도 삐걱삐걱 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