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반쪽
애인과 내가
‘서로의 반쪽’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
다들 한 번쯤 해보지 않았나요?
내 머릿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긴말 없이도 내 마음을 척척 알아주고,
생각이며 행동까지 미리 맞춰본 것처럼
딱딱 들어맞는 커플!
‘우리 자기’ ‘우리 여보’ 소리가
자연스레 나오는 한 몸 같은 커플이 되고 싶다면,
요 실험 얘기를 들어보세요.
그런 사이가 되기 전에
기억해 둬야 할 게 있거든요.
이걸 못 맞춰?
더 필리핀 대학의 배재창 교수는
100명의 실험참가자를 모집해
잔인한(?)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배 교수는 먼저 참가자들을 두 명 씩 짝지어
20문제짜리 상식 테스트를 보게 했어요.
하지만 여기 숨겨진 비밀!
두 실험 참가자 중 한 사람은 사실
교수님이 심어놓은 실험 조교였답니다.
테스트를 다 풀고 나면,
두 사람은 서로의 시험지를 바꿔 채점했어요.
이때 배 교수는 실험 조교로 하여금
상대방이 정답을 틀릴 때마다
틀렸다는 표시를 엄-청 크게 하고,
“틀렸네!”라고 말하게 합니다.
심지어 뒷부분의 쉬운 문제를 틀렸을 땐
“이런 걸 틀리나..?”하고 중얼거리게 했죠.
일부러 참가자의 기분을 상하게 만든 거예요.
(인간적으로 너무 한 거 아니냐...)
교수는 채점이 다 끝난 뒤
이 잔인한 공격을 받은 참가자의
기분과 반응을 관찰했습니다.
그랬더니, 실험 조교의 채점 태도에
유독 상처를 받고
화도 더 많이 난 사람들이 있었죠.
한 팀인 줄 알았더니..
그들은 바로
자신과 짝이 된 실험 조교를
너+나 가 아니라 한 팀,
즉 ‘우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었어요!
사실 교수님은 사람들을 짝 지어줄 때
절반의 실험참가자들에게만
"두 사람이 한 팀"이라는 사실을 강조해줬거든요.
문제 풀기 전, 실험 조교를 보고
'웬 모르는 사람이랑 같이 하네?'가 아니라
'아, 우린 한 팀이군!'하고 생각한 사람들이
훨씬 더 화가 많이 났던 거죠.
그러니까 똑같은 행동도
‘우리’로 한 데 묶인 관계에서는
더 큰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거예요.
어째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걸까요?
생판 모르는 사람이 시비 걸 때
더 기분 나빠야하는 거 아닌가요?
이 배신자!
상대와 나를 ‘우리’로 묶는 이런 성향을
심리학에선 우리성(Weness)이라고 불러요.
평소엔 우리성이 높을수록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합니다.
‘남남’보다 심리적 거리도 가깝고
상대방을 더 많이 챙겨주니까요.
하지만 갈등 상황에서는 오히려 반대예요.
상대를 가깝게 느끼고 믿었던 만큼
그도 나를 신경써 줄 거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조금만 섭섭한 일이 생겨도
‘믿음을 저버렸다’고 반응하게 되거든요.
실제로 우리성이 높은 관계일수록
상대방에 대한 실망이 공격적으로 나타나고,
나아가 호감까지 떨어뜨린다고 해요.
(Choi, Han, & Kim, 2007)
우리의 함정
우리라는 말 참 듣기 좋아요.
우리 친구, 우리 가족
우리 남친, 우리 여보.
서로를 정말 끈끈하고
소중한 사람으로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관계가 소중하고 끈끈할수록
서로에게 걸고 있는 기대도 크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해요.
그 기대가 깨지는 순간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는 게
이번 실험으로 증명됐으니까요.
서로에 대한 과한 기대나,
그 기대 때문에 생긴 부담감이
갈등의 주된 원인이 되는 만큼
우리가 서로에게 갖고 있는 기대가 무엇인지,
그 기대를 잘 충족시키고는 있는지,
한 번씩 점검해보시길!
이참에 우리 사이를 점검해보기에
딱 좋은 심리테스트도 하나 추천해드릴게요.
우리는 어떤 유형의 사랑을 하고 있는지,
스턴버그 교수의 연구를 토대로 만든
<8가지 사랑 유형 검사>
한번 해보면 우리 커플은 어떤 유형인지,
또 맞춤형 조언까지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너무 귀신같이 맞혀 소름끼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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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유 에디터의 후기
우리 안에 갇힌 우리가 되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