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진화론이 연애랑 무슨 상관인데요?
2편: 남자와 여자가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
3편: 왜 남자에겐 바람둥이 유전자가 탑재됐을까
4편: 진화 관점에서 본 ‘여사친’이 위험한 이유
5편: 모든 남자가 바람둥이로 진화하지 않은 까닭은?
6편: 남자와 여자의 심리, 임신이 결정한다?
7편: 남자가 “너 걔랑 잤어?”라고 물어보는 이유
8편: 엄마 닮았는데도 '아빠 닮았다'고 하는 이유?
9편: 남녀가 스킨십에 다르게 반응하는 이유
10편: 왜 '외모지상주의'는 사라지지 않을까? ← 보고 계신 글

 

여러분은 이성을 만날 때
어떤 조건을 먼저 보시나요?

여러 대답이 있겠지만
아마도 ‘외모’의 비중이
만만찮을 것 같군요.

우리는 왜 이렇게
외모를 열심히 보는 걸까요?

사실 너무 뻔한 질문이죠.
멋진 외모를 가진 이성을 보면
마음이 끌리고 기분도 좋아지니까요.

그런데 과학자들은
이렇게 당연해보이는 일도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한답니다.

오늘은 진화심리학을 통해
우리가 외모를 중시하는 이유
살펴보겠습니다.

 

좌우가 같은 얼굴

진화적으로 봤을 때 우리가
이성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은
바로 유전자의 우수성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눈에 안 보이는
DNA를 어떻게 확인했을까요?

바로 외모로 판단했습니다.
우리 외모를 결정하는 것도
역시나 DNA니까요.

외모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주는데요,
관련 실험을 하나 소개해드릴게요.

과학자들은 한 사람의 얼굴 사진을
컴퓨터로 반으로 자른 뒤,
한쪽 얼굴을 다른 쪽에 합성했습니다.

완벽하게 좌우 대칭인 얼굴
만들어낸 거예요.

 

(이미지=비대칭인 얼굴과 대칭인 얼굴, Perrett et al., 1999)

 

사람 얼굴은 좌우 대칭처럼 보이지만
사실 다른 부분이 조금씩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합성한 사진은
원래 얼굴과 비슷한 듯하지만
느낌이 조금 다르답니다.

과학자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원래 사진과 합성한 사진을 동시에 보여주고
어느 사진이 더 매력적인지 물었습니다.

당연히 남성 참가자에겐 여성 사진,
여성 참가자에겐 남자 사진을 줬죠.

놀랍게도 많은 실험 참가자들이
원래 사진보다 합성한 사진이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진다고 답했어요.

그러니까 좌우 대칭은 매력을
판단할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거죠.

그래서 성형외과에서도
좌우 대칭을 세심하게 신경쓰면서
시술을 하고 있는 거고요.

외모의 좌우 대칭은
그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사건이
얼마나 많았는지 알려줍니다.

물론 우리가 의식적으로
이성의 좌우 대칭을 보지는 않지만
무의식에선 그런 정보들을
살펴보고 있다는 거지요.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

한편 대칭 외에 많은 사람이
의식적으로 살피는 요소도 있습니다.

바로 피부의 깨끗함이에요.

화장이 발달한 것도
피부를 최대한 깨끗하게
보이기 위해서죠.

 

 

지금이야 위생 개선과
의학의 발달 덕분에 사람들의
피부가 대부분 말끔하지만,

몇백만 년 전 과거에는 피부가
그 사람의 건강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지표였습니다.

전염병에 의한 피부 발진은 물론
야생 환경에서 입은 상처가 감염되고
심하면 썩기까지 하는 일도
비일비재했거든요.

결국 화장으로 피부를 최대한
깨끗해 보이게 만드는 건
‘난 건강해’라는 신호를 주는
행위인 것입니다.

피부가 깨끗한 이성을 선택하려는
우리의 심리도 오랜 진화 역사의
흔적이라는 사실, 이해되시죠?

 

남자와 여자의 차이

이렇듯 우리가 이성을 선택할 때
외모를 중시하는 것은
분명 진화의 결과물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있어서도
남녀의 차이는 명확합니다.

남자에게 소개팅을 시켜주면
듣는 질문은 딱 세 가지라는
농담도 있죠.

첫째, 예쁘냐?
둘째, 예쁘냐?
마지막으로, 예쁘냐? 라고요.

하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습니다.
남자보다 조건이 훨씬 더 복잡하죠.

 

 

실제로 외모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요소도 남성과 여성은 확실히 다릅니다.

이 연재의 큰 제목이
‘수컷과 암컷 사이’죠?

다음 글에서는 외모를 보는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살펴봅니다.

커밍 쑨!

 


[수컷과 암컷 사이] 시리즈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진화심리학을 통해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설명합니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의 연애는 훨씬 즐거워질 거예요! (편집자: 문형진)



필자: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JTBC2 《오늘의 운세》 고정패널 출연 중.
유튜브 《싸이들의 잡학사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