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프랑스 남부 브리타니 대학
니콜라스 게구엔 교수의 연구실
"인류 역사상 꽃은 항상
사랑의 상징이었어."
"사랑이든 기쁨이든
감정을 전달하는 데 꽃만 한 게 없지."
"꽃이 환자의 기분을 편안하게 만들어줘
회복을 돕는다는 연구결과도 있고"
(Park and Mattson, 2008)
"과일바구니보다 꽃바구니가
긍정적인 감정을 더 많이
불러일으킨다는 연구도 있어."
(Haviland-Jones, 2005)
"남녀 사이의 감정에도
뭔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꽃과 꽃병
게구엔 교수는 꽃이 남녀 사이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122명의 여성 실험참가자를 모집했어요.
게구엔 교수는 참가자들에게
남녀가 짝을 이뤄 한 남자의 인터뷰 비디오를 본 후
그의 첫인상을 평가하는 실험이라고 말했어요.
함께 비디오를 보게 될 남자 참가자는
별도로 섭외한 실험 도우미였고
실험의 진짜 목적은 따로 있었죠.
게구엔 교수는 두 사람에게
노트북으로 한 남자의 5분짜리
인터뷰 비디오를 보게 했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참가자 절반은 꽃이 담긴 꽃병 3개가
놓여있는 방에서 비디오를 봤고,
다른 절반은 꽃이 없는 꽃병 3개가
같은 자리에 놓여있는 방에서
비디오를 봤다는 거죠.
비디오를 시청하고 난 후,
게구엔 교수가 잠시 다른 방에 간 사이
참가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던
남자 실험 도우미는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전 안토닌이라고 해요. 이렇게 만나서 반가워요.
혹시 제게 전화번호를 줄 수 있나요?
기회 되면 다음 주에 만나서
맥주 한잔 하고 싶어요."
과연 여자의 대답이 달라졌을까요?
꽃으로 말해요
놀라지 마세요.
꽃이 있는 방에서는 81.3%의 여성이
전화번호를 건네주었고,
꽃이 없는 방에서는 불과 50%의 여성만이
전화번호를 적어줬어요.
이 차이도 엄청나게 큰 거지만,
꽃을 여자에게 직접 준 것도 아니고
단지 주변에 꽃이 있었을 뿐인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게 정말 신기한 거죠.
게구엔 교수는 꽃이 불러오는
감정적인 변화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해요.
꽃이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불안감과 긴장을 완화해주며
자연스럽게 사랑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죠.
더 재밌는 건
비디오에 등장했던 그 남자 있잖아요.
그의 첫인상이 어땠는지
형식적으로나마 설문조사를 했는데
꽃이 있던 방에서 비디오를 본 여성 참가자들의
평가가 10%나 더 긍정적이었다고 해요.
꽃을 든 남자
꽃에는 정말 강력한 힘이 있어요.
2~3만 원으로 누군가의 기분을 좋게 해준다는 거
해볼 만한 일 아닌가요?
당신이 지금 연애 중이라면
오늘 꽃을 한 번 사보는 건 어떨까요?
누군가와 썸을 타고 있다면
플라워 카페 같은 장소에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겠죠.
그러다가,
"어 이 꽃 예쁘네. 하나 사줄게."
라고 자연스럽게 건네면 효과 만점!
아 참, 그래서 게구엔 교수가
실험에 사용한 꽃이 뭐였냐구요?
첫 번째 꽃병에는 장미
두 번째 꽃병에는 마리골드
세 번째 꽃병에는 데이지가
담겨있었어요.
(넘나 로맨틱한 게구엔 교수님..)
P.S.
지금 꽃을 주고싶을만큼 좋아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연애의 과학 앱에서
감정분석을 해보세요.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를 기반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정확히 분석해드립니다.
게구엔 교수 다른 글 보기
3편. 가슴이 커지면 남자들의 관심도 커진다?
2편. 로맨틱한 가사와 번호따기의 상관관계
1편. 가방과 번호따기의 상관관계
* Guéguen, Nicolas. "“Say it with flowers”: The effect of flowers on mating attractiveness and behavior." Social Influence 6.2 (2011): 105-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