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사람은 안 변하나…

제 여자친구는 다 좋은데요.
게으른 면이 좀 있어요…^^;
데이트 약속에도 잘 늦고 늦잠도 많이 자죠.

오래된 습관이라 그런지
아무리 얘기해도 고쳐지질 않더라고요.

여러분도 고쳐주고 싶은
애인의 습관이나 버릇,
하나쯤 있지 않나요?

오늘은 제가 효과를 쏠쏠히 본
팁 하나를 알려드리려고 해요.

이 방법을 쓰면
애인의 안 좋은 습관을
보다 쉽게 고쳐줄 수 있어요.

 

홀이냐 짝이냐

이 방법은 캘리포니아 대학
크리스토퍼 브라이언 박사의 연구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떨 때 거짓말을 덜 하는지’
알아보는 연구였는데요.

먼저 박사는 사람들을 모아
A그룹, B그룹으로 나눈 후,

“1부터 10까지의 숫자 중
하나를 생각하라”고 요청했어요.

그 숫자가 무엇인지 물어보기 전에
“방금 당신이 짝수를 생각했다면
5달러를 주겠다”고 말했죠.

그러면 돈을 받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생기겠죠?

사실 박사의 질문에는
트릭이 숨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1부터 10까지
아무 숫자나 골라보라”고 하면
보통 홀수를 고르거든요.
약 20%만 짝수를 고른다는 통계가 있죠.
(Bryan, Adams, 2013)

다시 말해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이
모두 진실을 말한다면
“짝수를 골랐다”고 답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을 거예요.

실험 결과는 어땠을까요?

A그룹의 50%,
B그룹의 21% 사람들이
“짝수를 골랐다”고 답했습니다.

A그룹 사람들과 달리 B그룹 사람들은
눈앞의 돈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무슨 숫자를 생각했는지
솔직히 말했다는 얘기죠.


B그룹에 유독 착한 사람들만
모여 있던 걸까요?

아닙니다. 브라이언 박사가
실험 직전, 각 그룹 사람들에게 한
‘말 한 마디’ 때문에
이런 차이가 발생한 거예요.

 

너 이러다 ‘이런 사람’ 되겠다

실험에 앞서 박사는
A그룹 사람들에게 “지금부터 사람들이
'얼마나 거짓말을 많이 하는지' 알아보겠다.”
고 말했습니다.

B그룹 사람들에겐 “지금부터 이 방에
'얼마나 많은 거짓말쟁이가 있는지’ 알아보겠다."
라고 조금 다르게 설명했어요.

멘트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A그룹 사람들은 박사의 말을 듣고
‘거짓말을 하면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강한 다짐은 못 됐죠.
잠시 후 버젓이 거짓말을 하고 말았으니까요.

하지만 B그룹 사람들은
박사의 말을 듣고 다르게 생각했습니다.

'거짓말쟁이가 되지 말아야지!'

이 생각이 실제로
거짓말을 하지 않게 만든 거죠.

다시 말해,
거짓말이라는 '행위' 자체를
언급하는 것보다

거짓말하면
‘네가 어떤 사람이 되는지’
말해주는 게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이 결과에 대해
브라이언 박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에 나쁜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어요.

다만 나쁜 행동 한 번 한 걸로는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을 뿐이죠.

'내가 매번 그러는 것도 아닌데 뭐..!’
하면서 자기 행동을
합리화해 버리거든요.”

“그래서 그 행동을 하면
‘어떤 사람이 되는지’ 말해 주면

‘나쁜 짓은 했지만
나쁜 사람이 되는 건 아니야’
라고 합리화할 여지를 없애 버립니다.”

 

기왕 지적하려면

이제 애인에게
고쳐주기 바라는 점을 말할 때도
이 원리를 응용해 보세요.

그 행동만 꼬집지 마시고
그 행동을 하면 어떤 사람이 되는지를
말해주는 거예요.

예를 들어 제 여자친구처럼
게으른 애인이 있다면
“약속 좀 잘 지켜!”, “일찍 좀 일어나!”
라고 하지 말고

“너 그러다 진짜 게으름뱅이 된다!”
라고 말해주는 게
번쩍! 정신 차리게 해주기 좋아요.

말을 거칠게 하는 애인이 있다면
“왜 이렇게 말이 심해?”보단
“말로 상처 주는 사람 싫어”라고 말하는 게,

우유부단한 애인에겐
“왜 이렇게 결정을 못 내려?”보단
“우리 우유부단한 사람은 되지 말자”
라고 말하는 게 애인을 변화시키기 훨씬 좋아요.

물론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도록
예쁘게 말하는 센스는 필수!

이 정도 센스는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

 


김기웅 에디터의 후기

이 방법은 원하는 행동을 유도할 때도 효과적이에요